아기를 키우다 보면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행동을 보여 깜짝 놀라는 순간이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원하는 것이 있으면 울거나 보채는 것으로 표현하던 아기가 어느 순간 손가락으로 물건을 가리키기 시작하는 것이죠.

엄마가 들고 있는 간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하고, 창밖을 지나가는 자동차를 발견하면 손을 뻗어 알려주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했을 때는 손가락으로 가리킨 뒤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며 반응을 기다리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아직 하고 싶은 말을 문장으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아기는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손짓과 표정, 눈빛, 몸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아기에게는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특히 아기의 가리키기 행동은 단순히 원하는 물건을 얻기 위한 행동만은 아닙니다. 무언가를 함께 바라보고, 관심 있는 대상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 상대방의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아기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는 이유부터 가리키기 행동이 나타나는 과정, 부모가 반응하는 방법, 그리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도와줄 수 있는 놀이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아기는 왜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킬까요?
아기의 가리키기 행동은 언어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전 나타날 수 있는 중요한 의사소통 방식입니다.
어른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로 부탁하거나 설명할 수 있지만, 아직 말이 서툰 아기는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손가락을 뻗거나 손을 내밀고, 물건을 바라보거나 소리를 내면서 원하는 것을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식탁 위에 있는 과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고 생각해 볼게요. 아기는 과자를 먹고 싶다는 뜻을 전달하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엄마가 과자를 바라보며 “과자 먹고 싶어?”라고 물었을 때 아기가 웃거나 손을 더 뻗는다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고 반응을 주고받는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가리키기 행동이 무언가를 요구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가리키기
아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이 높은 선반 위에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아기는 장난감을 바라보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엄마의 손을 잡아 그쪽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이때 아기는 장난감을 가지고 싶거나 엄마에게 꺼내 달라는 뜻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말로 “저거 주세요”라고 이야기하지 못해도 손가락과 시선, 표정 등을 사용해 자신의 요구를 전달하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자동차가 갖고 싶구나”, “엄마가 꺼내 줄까?”라고 말해 주면 아기의 행동에 의미를 붙여 주면서 자연스럽게 언어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 신기한 것을 함께 보고 싶어서 가리키기
가리키기 행동에는 원하는 것을 얻는 목적뿐 아니라 흥미로운 대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는 모습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책하다가 강아지가 지나가면 아기가 손가락으로 강아지를 가리킬 수 있습니다. 꼭 강아지를 만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강아지가 있다는 사실을 엄마에게 알려주려는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아기가 강아지를 가리킨 뒤 엄마의 얼굴을 바라본다면 엄마도 같은 대상을 보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엄마가 “우와, 강아지가 지나가네!”, “강아지가 어디로 갈까?”라고 반응하면 아기는 자신의 관심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아기가 무언가를 가리킬 때는 무엇을 원하는지뿐 아니라 무엇에 관심을 보이는지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엄마의 반응을 확인하는 가리키기
아기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세상을 배워 갑니다.
아기가 장난감을 가리켰을 때 엄마가 웃으며 이름을 알려주거나, 창밖의 새를 가리켰을 때 함께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면 아기는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으로 이어진다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가리킨 뒤 엄마를 바라보는 행동은 이러한 소통 과정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아기가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아기는 가리키면서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고, 어떤 아기는 물건을 가리킨 뒤 다시 물건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한 가지 행동만으로 아기의 의도를 단정하기보다는 당시 상황과 다른 몸짓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의 가리키기 행동은 언제부터 나타날까요?
아기의 의사소통 발달은 태어난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울음으로 배고픔이나 불편함을 표현하고, 웃음과 표정으로 반응하며, 성장하면서 손을 뻗거나 몸을 움직여 원하는 것을 전달하는 방법을 배워 갑니다.
가리키기 행동은 대체로 생후 첫해 후반부터 관찰되기 시작하며, 돌 전후부터 16개월 무렵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발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작 시기와 사용하는 방식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어떤 아기는 검지손가락을 뻗어 대상을 정확하게 가리키지만, 어떤 아기는 손바닥 전체를 내밀거나 손을 뻗는 방식으로 의사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손가락으로 정확하게 가리키는 행동만을 기준으로 삼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손을 뻗는 행동으로 시작할 수 있어요
아기가 원하는 장난감을 발견했을 때 손을 앞으로 쭉 뻗거나, 물건을 향해 몸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단순히 물건을 잡으려는 행동일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의미가 담겨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엄마가 장난감을 건네주며 “이 자동차가 갖고 싶었구나”라고 말해 주면 아기의 행동과 언어를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이 점점 다양해져요
시간이 지나면서 아기는 가까이에 있는 물건뿐 아니라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사물에도 관심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책 속 그림을 가리키거나 창밖의 자동차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엄마가 들고 있는 물건을 향해 손을 뻗기도 합니다.
또한 손가락으로 가리킨 뒤 소리를 내거나 엄마를 바라보는 등 여러 행동을 함께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아기가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넓혀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16개월 아기 발달에서 살펴볼 수 있는 모습
16개월 전후에는 아이마다 차이가 있지만, 몸짓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표현하거나 관심 있는 대상을 알려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좋아하는 간식이나 장난감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림책 속 동물이나 자동차를 가리키며 관심을 표현한다.
원하는 물건을 가리킨 뒤 엄마를 바라본다.
엄마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바라보려고 한다.
손짓과 소리, 표정을 함께 사용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
이러한 행동이 모두 같은 시기에 나타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아기의 의사소통 발달을 가리키기 행동 하나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평소 어떤 방식으로 관심과 요구를 표현하는지, 익숙한 말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다른 사람과 관심을 나누려는 모습을 보이는지 함께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하는 것을 가리키는 아기,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아기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기 시작하면 부모는 그 의미를 알아맞히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이거 먹고 싶어?”, “저 장난감 갖고 싶어?”, “저기 강아지가 있네?”
아직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기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질문을 하게 되지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기의 행동에 관심을 보이고, 아기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아기가 가리킨 대상을 말로 표현해 주세요
아기가 자동차를 가리킨다면 “자동차네!”, “빨간 자동차가 지나가네”라고 말해 보세요.
강아지를 가리킨다면 “강아지가 있네. 멍멍!”이라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아기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을 보였을 때 부모가 대상의 이름이나 특징을 짧게 말해 주면 아이는 자신이 관심을 보인 대상과 단어를 연결해 볼 수 있습니다.
이때 긴 설명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네. 저기 신호등도 있고,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있네”라고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자동차가 지나가네!”처럼 짧고 분명한 문장부터 시작해 보세요.
아기가 관심을 보이면 그때 설명을 조금씩 덧붙이면 됩니다.
아기의 시선을 따라가 보세요
아기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켰을 때 부모가 먼저 휴대전화나 다른 물건을 바라보고 있다면 아이가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지 놓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아기가 가리키는 방향을 함께 바라보세요.
창밖의 새를 가리킨다면 엄마도 새를 찾아보고, 장난감을 가리킨다면 어떤 장난감인지 확인해 주세요.
“어디 있지? 아, 저기 새가 있네!”
이렇게 반응하면 아기는 자신이 관심을 보인 대상을 엄마와 함께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모든 순간에 즉시 반응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모도 일상에서 해야 할 일이 있으니 가능한 상황에서 아이의 신호에 관심을 보여 주면 충분합니다.
아기의 표현을 질문으로만 끝내지 마세요
아기가 가리킬 때마다 “이게 뭐야?”, “무엇을 원해?”, “어디에 있어?”라고 질문하기보다는 부모가 먼저 관찰한 내용을 이야기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공을 가리킨다면 “공이 있네!”라고 말해 주세요. 아기가 공을 향해 손을 뻗으면 “공을 가지고 놀고 싶구나”라고 반응할 수 있습니다.
질문에 정답을 말하도록 유도하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기는 말로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표정과 몸짓, 소리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그 반응을 기다려 주면 아기는 자신의 방식으로 소통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기가 가리키지 않아도 괜찮을까요?
아기의 발달을 살펴보다 보면 다른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잘 가리키는데 우리 아이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걱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주변에서 “우리 아이는 벌써 저기 있는 물건도 가리켜”, “책을 읽으면 동물 그림을 다 찾아”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마다 발달 속도와 관심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릅니다.
어떤 아이는 손가락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어떤 아이는 손을 뻗거나 물건을 가져와 보여주는 방식으로 관심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 대신 다른 행동으로 표현할 수도 있어요
아기가 원하는 장난감을 향해 손을 뻗거나, 엄마의 손을 잡고 물건이 있는 곳으로 데려갈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책을 엄마에게 가져오거나 관심 있는 대상을 바라보며 소리를 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행동 역시 상황에 따라 의사소통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손을 뻗는 행동과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대상을 가리키는 행동은 의미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행동이 모두 같은 기능을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행동을 여러 상황에서 살펴보면서 어떤 방식으로 의사를 전달하는지 알아보세요.
아기가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엄마가 그림책 속 고양이를 가리키며 “고양이가 어디 있을까?”라고 물었는데 아기가 다른 곳을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질문을 반복하며 억지로 시선을 돌리게 하기보다는 아기가 현재 관심을 보이는 대상에 맞춰 놀이를 이어가 보세요.
아기가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자동차 그림을 보여주고, 음악에 관심을 보인다면 노래를 부르며 함께 몸을 움직여도 좋습니다.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활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몸짓과 말을 주고받는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속적으로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가리키기 행동의 시기와 형태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부모가 아이의 의사소통 발달을 지속적으로 걱정한다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과 상담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생후 12개월 무렵에도 몸짓을 사용해 의사를 표현하는 모습이 거의 없거나, 익숙한 소리와 말에 대한 반응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발달 상담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의사소통 행동이나 발달 기술이 사라진 경우에도 신속하게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특정 행동 하나만으로 발달 문제를 의미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과 청력, 언어 이해, 사회적 상호작용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집에서 쉽게 해볼 수 있는 아기 가리키기 놀이 5가지
아기의 가리키기 행동을 돕기 위해 특별한 교구를 구매할 필요는 없습니다. 집 안에 있는 그림책과 장난감,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물만으로도 충분히 놀이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특정 행동을 반복해서 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심 있는 대상을 함께 바라보고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놀이 1. 그림책 속 사물 찾기
그림이 크고 단순한 그림책을 준비해 보세요.
책을 펼친 뒤 자동차나 강아지, 사과처럼 아기가 관심을 가질 만한 그림을 함께 살펴봅니다.
엄마가 그림을 가리키며 “자동차가 있네!”라고 말하고 잠시 기다려 보세요. 아기가 그림을 만지거나 손을 뻗으면 그 행동에 반응해 줍니다.
아기가 직접 가리키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그림을 바라보거나 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도 책을 함께 탐색하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놀이 2. 장난감 두 개 중에서 선택하기
아기가 좋아하는 장난감 두 개를 적당한 거리에 놓아 보세요.
“자동차랑 공이 있네. 어떤 걸 가지고 놀까?”라고 말하고 아이가 선택할 시간을 줍니다.
아기가 자동차 쪽으로 손을 뻗거나 공을 바라보고 몸을 기울이면 그 선택을 존중해 주세요.
이 놀이의 목적은 반드시 손가락으로 가리키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기가 자신의 선호를 여러 방식으로 표현하고, 부모가 그 신호를 이해하는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놀이 3. 창밖 풍경 함께 보기
창밖으로 자동차나 새, 나무가 보인다면 잠시 함께 바라보세요.
엄마가 자동차를 발견하고 “자동차가 지나가네!”라고 이야기한 뒤 아기가 어디를 바라보는지 살펴봅니다.
아기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소리를 낸다면 “맞아, 저기 자동차가 있네”라고 반응해 주세요.
창밖에 특별한 것이 보이지 않는 날에는 산책 중에 나무나 꽃을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단, 창문이나 높은 곳에서는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아기가 위험한 곳으로 다가가지 않도록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놀이 4. 좋아하는 간식 고르기
식사나 간식 시간도 의사소통을 연습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순간입니다.
아기가 먹을 수 있는 간식 두 가지를 보여주며 “바나나 먹을까, 배 먹을까?”라고 물어보세요.
아기가 한쪽을 바라보거나 손을 뻗는다면 “바나나가 먹고 싶구나”라고 말해 줄 수 있습니다.
아직 선택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면 부모가 아이의 평소 선호와 상황을 고려해 도와주면 됩니다.
간식은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게 준비하고, 질식 위험이 있는 음식은 피하면서 먹는 동안 가까이에서 지켜봐 주세요.
놀이 5. 가족과 함께 사진 보기
엄마와 아빠, 가족의 얼굴이 나온 사진을 함께 살펴보는 놀이입니다.
사진 속 엄마를 가리키며 “엄마가 여기 있네!”라고 이야기하거나, 아기가 사진을 만지면 “아기 사진을 찾았구나”라고 반응해 보세요.
가족사진을 보며 친숙한 사람의 이름을 들려주면 아기는 사람과 이름을 연결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사진 속 대상을 정확하게 가리키지 못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아기가 관심을 보이는 부분을 함께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과정 자체가 소중한 놀이가 됩니다.
아기의 작은 손짓을 기록해 두면 좋은 이유
아기의 가리키기 행동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전부터 다양한 몸짓과 탐색 행동이 조금씩 쌓여 왔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물건을 향해 손을 뻗기만 하다가, 어느 날 손가락을 펴서 대상을 가리키고, 나중에는 가리킨 뒤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며 반응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기록해 두면 아이가 의사소통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돌아볼 수 있습니다.
기록은 길게 쓸 필요가 없습니다.
날짜: 10월 13일
상황: 거실에서 자동차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시간
아기의 행동: 자동차를 손가락으로 가리킨 뒤 엄마를 바라봄
엄마의 반응: “자동차가 갖고 싶구나”라고 말하며 장난감을 건네줌
기억하고 싶은 점: 손짓과 눈빛으로 원하는 것을 알려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음
이처럼 간단한 메모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사진이나 영상을 남기고 싶다면 아이가 편안하게 놀이하는 순간을 자연스럽게 기록해 보세요. 기록을 위해 일부러 행동을 반복시키거나 아이에게 부담을 줄 필요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성장 기록은 다른 아이와 비교하기 위한 자료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관심을 보이고,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소중한 기록입니다.
마무리: 말보다 먼저 시작되는 아기의 작은 대화
아기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는 모습은 짧은 순간이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길 수 있습니다.
원하는 물건을 얻고 싶어서일 수도 있고, 재미있는 대상을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자신이 발견한 것을 다른 사람과 함께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 말을 능숙하게 하지 못하더라도 아기는 손짓과 표정, 눈빛과 소리를 이용해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기가 무언가를 가리킬 때는 단순히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맞히는 데서 그치지 말고, 아이가 무엇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세요.
“저게 뭐야?”라고 묻기 전에 “우와, 저기 강아지가 있네!”라고 먼저 반응해 주고, 아이가 다시 바라보거나 손을 움직일 때까지 잠시 기다려 주세요.
이런 작은 상호작용이 반복되면 아기는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과의 소통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오늘 아기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이 무엇이었나요? 좋아하는 장난감이었을까요, 창밖을 지나가는 자동차였을까요, 아니면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은 발견이었을까요?
아기가 보여주는 손짓 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세요. 아직 서툴지만 분명히 무언가를 전하려는 그 작은 행동이, 우리 아이의 첫 대화가 되어 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